둘 다 전주에서 10년 이상 거주했다. 전주 사람으로서 정말 맛있는 백반집을 찾으려 돌아다니는 중이다.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하시는 분들을 찾고 싶은 마음. (그런 곳들의 특징은 메뉴가 적다>메뉴가 한결같다)
1인 2만원 이상의 한정식이냐 1인 5000원~7000원에 해결할 수 있는 백반이냐.
나는 우선 타지를 여행가지 않는 이상(또는 타지에서 친구가 오지 않는 이상) 전주에선 백반만을 노린다.
이번에 간 백반집은 성화식당. 비빔밥으로 유명한 한국집 맞은편에 자리잡은 곳이다.
1박 2일 멤버가 다녀갔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어서 찾기 어렵지 않다.(12년도에 방문했더라)
백반과 청국장 모두 7000원.
입식인데도 불구하고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었다.
들어가자마자 무슨 냄새인지는 모르겠는데 우리 할머니네서도 맡아 본 냄새라 사장님께 "사장님 xx이 고향이세요?"라고 여쭤볼 뻔 했다. 이 냄새는 꼭 우리 할머니네 근처에 있는 집에서만 맡아서....대체 뭐지....처음에는 썩 좋은 냄새가 아니라 그대로 나갈 뻔 했는데 사장님이 너무 살갑게 챙겨주셨기도 하고 백반집 찾겠다고 30분 넘게 돌아다녀서 자리에 앉았다.
오감 중에서 후각이 가장 빨리 무뎌져서 다행이다.
다른 메뉴도 있지만 우린 백반만을 보고 들어왔다.
백반 2인을 주문하고 얼마 있지 않아 김과 부추전을 내주셨다.
부추전은 바로 구운 것처럼 따뜻하고 바삭바삭했다. 부추향이 정~말 좋아서 밥 먹기 전에 부추 전으로 배 채울 뻔 했다.
1차로 나온 반찬. 갈치도 네 토막이나 구워주셨다.
오징어젓갈, 파프리카오이무침, 돌미나리무침, 장조림, 두부전, 김치, 장조림, 양파장아찌....
이렇게 주시고도 부족한 게 더 있는지 계속 확인하시고 나중엔 냉장고에서 비타민이 많다며 엄~청 큰 고추까지 가져다주셨다. 내가 아직 생고추는 안먹어서 맛은 못봤는데 아삭아삭해보였다.
밥은 주문 후 밥솥에서 바로 떠주셨는데 고봉밥이었다.
요즘 이렇게 쌓아주는 곳 별로 없는데 말이지. 아욱국과 함께 먹으면 한 그릇 금방 먹을 수 있다. 반찬 킬러인 나 한테는 밥이 많았다.
아욱의 효능이 쓰여있었는데 양성모두에게 좋더라. 많이 드시도록. 간도 적당해서 한 그릇 금방 비웠다.
고봉밥. 밥은 포슬포슬 맛있었다.
갈치구이 살도 꽤 통통하고 부드러워서 잘 먹었다. 나머지 반찬이나 국은 '할머니가 해주신 것'같은 맛이 나는 반찬이었다. 아욱국, 부추전 그리고 돼지고기 장조림만 있어도 밥을 잘 먹을 수 있을 정도. 청국장 좋아하지만 청국장 녹인 국물 처럼 걸쭉해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돌미나리는 향은 좋았지만 조금 짰다. 몇몇 반찬이 내 입맛에는 좀 짰다.
부족한 반찬을 확인하시며 뭐 하나라도 더 주시려는 사장님의 인심에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던 곳이다.
다음엔 어느 백반집을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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